2016년 1월 6일 오전 10시 30분 (북한시간으론 10시)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있는 핵실험장에서 4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곧 우리나라 기상청을 비롯한 중국기상청과 미국지질조사국(USGS),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지진파를 감지했으며 진원깊이가 0km로 인공지진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뒤 언론사와 각국기관에 전파되었다. 우리나라 기상청도 약 34초만에 고성군 간성관측소에서 최초로 지진파를 감지했고 12분이 지난 뒤 합동참모본부에서도 이 사실을 파악하고 긴급회의에 들어간다. 국방부는 약 11시10분경에 위기조치반을 긴급소집했다.
이후 12시 30분에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수소폭탄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며 뜬금포로 수소탄 실험 선언을 해버린다. 국방부는 이 발표가 있기 30분전에 대북경계태세를 격상했고 1시 30분에 청와대에는 NSC(국가안정보장회의)가 소집된다. 각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북한 핵실험을 규탄했고 유엔 역시 대북제재를 강화하겠다는 성명을 낸다.
문제는 우리정부가 사전에 이러한 징후를 탐지했느냐이다. 내 생각에는 '몰랐다' 가 정답인것같다. 우선 북한 김정은놈이 1월1일 신년사를 발표했는데 내용을 보면 '핵', '병진노선' 같은 위협적인 단어는 쏙 빠진채 '관계개선'에 초점을 맞추었다. 김정은은 "관계개선을 위해 앞으로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고 경제적 발전을 위해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고싶다고 말하기 까지 했다. 이에 우리 언론과 정부는 거기에 화답해서 “남북 간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평화통일의 한반도 시대를 나아가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라고 발표하기 까지 했다. 거기에 박근혜 대통령은 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근 북한도 8·25 합의 이행 의지를 밝히고 있는 만큼 민족동질성 회복을 위한 민간 통로 확대와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 남북관계 정상화에 힘써주길 바란다" 라고 발언하기 까지 했다. 만약 우리 정부가 사전에 핵실험 징후를 포착했다면 도저히 나올수 없는 발언들이다.
물론 이번 핵실험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점을 들어 '징후'는 포착했지만 '시기'를 예측 못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우선 북한은 2013년 3차핵실험이 있고 난뒤부터 계속적으로 풍계리에 있는 핵실험장 갱도를 지속적으로 굴착하고 있었으며 핵실험이 불과 몇일전까지에도 38노스는 굴착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우리 국방부는 연례 작업으로 판단하고 '지금은 아닐것' 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핵실험을 감행할려면 갱도 근처에서 계측장비를 위한 케이블연결은 필수인데 이번 핵실험은 케이블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미국도 핵실험 가능성을 포착못했으니 말 다한거다. 또한 남북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핵실험' 같은 도발을 감행할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것이다.
이번 핵실험으로 김양건 죽음의 미스테리도 하나둘씩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 교통량도 적은 북한에서 오전에 김양건이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발표하고 김정은이 직접 조문을 가서 울먹거리는 등 쇼를 벌였는게 전부 이 핵실험을 위한 초석이 아니었나 짐작해본다. 김양건을 죽인것은 8.25합의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김정은의 의지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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