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 국정원이 개입했다 라는 음모론이 인터넷을 통해 재작년부터 퍼졌고 나는 이걸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왜냐하면 천안함도 그렇고 전부 정부의 음모라고 주장하는게 너무 말도안되었고 망상에 사로잡힌 미친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들었으니 말이다. 오늘 그것이알고싶다에서 국정원과 청해진해운의 관계가 밝혀졌는데 내용을 보니 '국정원에서 침몰시켰다' 라고 주장하고 싶은 세력들과의 내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그것이알고싶다의 제작진은 이런 말도안되는 음모론보단 정부의 늦장대응 등으로 구조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정부와 해경을 비판하고 있는것이다.
대충 정리하자면 청해진해운에서 세월호를 운행하기 위해 일본에서 배를 사왔고 증축을 했다. 큰 돈을 들여서 증개축을 하고 이제 막 운항을 개시할려고 준비를 하던 도중 다른 해운회사 직원으로부터 "이 배 국정원 감사 받아야하는거 아니에요?" 라는 말을듣게 되고 청해진해운측은 뒤늦게 국정원에 보고를 하게 된다. 국정원은 뒤늦게 보고를 한 청해진해운이 마음에 안들었나보다. 이때부터 국정원은 세월호에 전반적인 부분을 보안감사하게 되고 이것저것 딴지를 걸게 된다. 그리고 청해진해운은 막대한 손해를 보며 세월호의 운항을 계속 미루게 된다. (회사에서 일하다보면 상급자가 마음에 안드는 특정누군가에게 이것저것 지시를 시키는것처럼 국정원도 청해진해운의 태도가 마음에 안들었던것이다.) 이렇게 되자 청해진해운은 아예 국정원에 밉보일 행동을 하지 말자. 이런 심리로 세월호에 사고가 나면 국정원에 연락하도록 하고 <국정원의 지시사항> 즉 감사를 받으면서 지적받은 사항을 수시로 업데이트하며 국정원의 눈치를 보게 된다.
그것이알고싶다는 또 해경과 청와대간 보고사항 때문에 구조가 늦어진점을 비판하고 있다. 해경이 구조를 해야하는 시점에 청와대는 계속 정확한 배의 이름, 구조상황, 현장사진(영상)을 요구하며 맨 처음 도착한 해경함이 제대로 구조판단을 내리지 못하도록 한 점을 지적했고 이는 우리나라의 뿌리깊게 내리박힌 관료주의가 어떤 결과를 낳게 되었는지 말하고 있다. 만약 현장에 출동했던 123정이 보고를 하느라 구조를 늦추지 않았다면, 해경 수뇌부가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고 퇴선명령과 함께 적극적인 구조명령을 내렸다면 우리가 알고있는 세월호참사의 결과와 다르지 않았을까?
유가족이 원하는건 국정원이 침몰시켰다, 박근혜가 여론전환을 위해 고의로 침몰시켰다 따위의 내용이 아니다. 잘못된 우리나라의 구조적인 문제로 희생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다시는 윗선에 보고한다고 구조가 늦어지지 않도록, 책임을 회피하려는 사람이 없도록 우리 사회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싶을 뿐이다. 그렇게 바꾸는 과정에서 정부는 해명을 피하려고, 계속 숨기려고 해서는 안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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