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북한과 미국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트의 한 호텔에서 만나 극비 회담을 가졌다. 북한의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시도가 이어지고, 이에 대응해서 북한에 대한 강경대응론이 힘을 얻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과 미국의 만남은 많은 의문점을 낳는다. 미국은 왜 하필 이 시점에 북한과 비밀리에 접촉을 가졌을까?
출처 : KBS
북한 |
미국 |
한상렬 (현 북한 외무부 부장) |
로버트 갈루치 (1994년 제네바합의 미국 대표) |
장일훈 (현 유엔 주재 북한 차석대사) |
조지프 디트라니 (미 국가정보국 북한담당관) |
우선 회담 참석자 명단을 살펴보자. 북한은 한상렬 북한 외무부 부장과 장일훈 유엔 주재 북한 차석대사를 배석했고, 미국은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를 이끌었던 미국 대표 로버트 갈루치와 CIA 북한담당관인 조지프 디트라니를 내보냈다. 참석자 직위와 경력을 따져보았을 때, 상당히 공을 들인 모습이다. 특히 미국은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 낸 로버트 갈루치를 보낸것은 북한에 대한 강경대응은 접어두고 북한과 대화와 협상을 시도하기 위한 모습으로 보인다.
미국의 갑작스런 대화 시도 … 한국정부는 당혹
연일 선제타격론을 비롯해 강경대응을 쏟아내고, 심지어 김정은을 향해 "죽는다" 라고 경고까지 한 미국이 북한과 대화접촉에 나선것에 대해 한국정부는 당혹스럽기만 하다. 정부방침은 북한에 대한 강경대응이고 분위기도 북한이 곧 망할것처럼 떠들어대는 상황에서, 같이 보조를 맞춰야할 미국이 단독으로 비밀회담을 가진것에 대해 한마디로 '통수'를 맞은 분위기다. 오죽 당혹스러웠는지, KBS에 정보를 흘린 뒤 통해 특파원을 보내 언론의 관심을 받도록 해서, 여론 압박을 시도하는 모습이다.<[단독] 北美 말레이시아에서 극비 접촉…왜 이 시기에?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0&oid=056&aid=0010376072 >
미국이 대화에 나선 이유는?
미국입장에서는 북한의 핵개발을 최대한 저지해야하는 입장이다. 일단 미국에 위협이 되는 핵무기의 개발만 중단시킨다면 한국정부의 입장이 어떻든 미국은 걱정거리가 없다. 하지만 동아시아의 외교적 파트너 관계에 놓여있는 특수한 상황때문에 한국정부를 신경안쓸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미국은 한국정부의 대북정책에 발 맞춰 같이 움직여 왔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후 중국 전승절에 참여하는 등 노골적으로 친중행보를 보이는 바람에 미국은 당황해버린다. 서로 보조를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친중 정책은 서로 불편하게 만들었고, 미국은 한국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상태.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고,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보수정권에서 진보정권으로 교체가 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된다면 대북정책도 지금의 강경론보다는 대화쪽으로 바뀔 것이다. 즉 정책의 일관성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 정권을 무너트려 북한 핵을 무력화 시키는 쪽 보다는, 단독으로라도 북한과 협상해서 미국에 위협이 되는 핵을 포기 시키는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외교적 오판이 지금의 결과 만들어
박근혜 정부는 '균형외교' 라는 명목하에 임기초부터 친중행보를 보였다. 미국이 가입하지말라고 반대의사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AIIB에 가입했고, 걸핏하면 중국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심지어 중국 전승절에 까지 참가했다. 그동안 사드는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배치 안한다고 빼다가, 친중정책이 무력했음을 지난 4차핵실험 때 깨닫고 부랴부랴 미국쪽으로 다시 붙는 상황이다. 이런 정부에 대해 미국이 과연 신뢰를 보낼 수 있을까? 나같았어도 이런 정부는 믿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 20일 한미 연례안보회의(SCM)에서 미국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상시 배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국방부가 먼저 밝혔다. 하지만 국방장관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는 이같은 내용이 쏙 빠진채 '추후 검토한다' 라고 내용이 바뀌어 버렸다.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한국 정부가 먼저 설레발을 친것. 만약 친중정책을 하지 않고 미국에 보조를 잘 맞추어 주었다면 어떠했을까? 제발 부탁인데 다음 정권이 누가 되었든 되도않는 외교정책을 펼치지 않았으면 한다. 영원한 아군은 없더라도, 최소한 믿을만한 놈과 친해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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