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나 극한직업에서 나왔던 택배알바가 한번 해보고싶어서 알바천X, 알바X같은곳을 탐색하고 있던 와중 쿠팡물류센터 알바가 눈에들어와서 지원하게 되었다. 10Kg미만 소화물을 취급하고 휴식시간 빵빵하며 일당 7만원 준다길래 나름 괜찮은 조건이라 생각해서 전화하니 내일 아침 8시 5분까지 근처 홈플러스 앞으로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아침에 가보니 대체로 젊은 사람들이었고 유치원버스처럼 노란 버스에 탑승해 약 15분을 달려서 물류기지에 도착해서 여러 공장같은건물을 지나니 쿠팡물류센터가 나타났다. 사무실가서 물한잔 먹고 밖에 나가니 사무실직원이 나와서 목장갑을 나눠주며 근로계약서 작성하라길래 추운날 손 덜덜 떨면서 작성했다. 잠시뒤 물류담당자가 나와서 일잘해보자고 여러 소리 떠들던데 추워죽겠는데 뭘그리 떠드는지... 진짜 교장선생이 아침조회 서는거랑 비슷한기분을 받았다. 잡소리가 끝나고 빗자루들고 레일 밑에 있는 먼지랑 버려진 박스같은거 주은뒤 각자 구역을 배정받았는데 나는 레일위에서 지역코드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맡게되었다.
택배박스위에 보면 스티커로 주소와 이름이 적혀있고 위에는 알수없는 영어와 숫자가 적혀있는데 맨앞에 보면 H,T,Z,G,F같이 대문자로 영어가 쓰여져있다. 이 코드를 보고 알맞는 레일로 택배를 밀어주면 되는 일이다. 그리고 로켓배송을 제외한 일반매장 제품들은 빨간색으로 된 한진택배로 보내지는데 이것도 분류해줘야한다. 레일은 두줄로 이루어져있는데 센터안에서 어마어마하게 박스들이 레일위로 쏟아져나오고 나와 같이 하시는분이랑 알맞은 레일로 밀어주면 된다. 박스가 대체로 가볍고 부피가 크더라도 가벼운 박스들이 많았고 레일속도도 빠른편은 아니었기때문에 솔직히 쉽다고 생각했으나 2~3시간을 계속 일어서서 밀어주고 당기니 슬슬 다리와 팔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생수묶음이 연달아서 나오고 동시에 부피가 큰 박스들로 시야확보가 어려워지면 정신을 못차릴정도로 바쁘게 움직여야한다. 진짜 생수 밀면서 속으로 온갖욕은 다한것같다. 처음에는 '아니 왜 생수를 인터넷으로 주문하는거지?' 생각만 들었는데 나중에는 욕밖에 생각이 안날정도. 그렇게 오전작업 끝내고 점심시간이 되어서 사무실에 전체인원이 모이게 되었는데 의외로 여성분들도 많았다. 이런분들은 건물안에서 PDA로 바코드찍를 찍거나 레일위로 물건을 올리는 작업을 하는것 같았다. 배고프고 힘드니 밥을 먹긴 먹었는데 맛은 드럽게 없었다. 점심시간은 한시간으로 밥먹고나면 30분정도 널널하게 남는데 그 시간동안 흡연자들은 밖에서 담배피고 오고 나같은 비흡연자들은 안에서 커피뽑아서 편하게 앉아있는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오전보다 물량이 더 많이 쏟아졌다. 너무 많이 쏟아지니까 실수도 몇번했는데 머리 노랗게 염색한 왠 이상한놈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레일소리 때문에 잘 안들렸는데 필히 날 욕하는게 분명했다. 속으로 '뭐래 병신이' 한마디하고 계속 내 할일 했다. 오후에는 쿠팡 로켓배송물품 중 작은 물품들은 비닐로 포장되서 박스안에 차곡차곡 쌓은뒤 레일로 보내지는데 문제는 이걸 우리가 하나씩 꺼내서 코드별로 레일위에 올려 보내야한다는거다. 안그래도 바빠죽겠는데 이런거 하나씩 내려오면 짜증이 확 난다.
3시 40분부터 4시까지 쉬는시간 가지고 다시 일시작... 저녁시간은 6시부터 6시30분까지 역시나 밥은 맛없었다. 물한잔 마시고 8시까지 작업하니 다리랑 허리가 좀 아팠다. 집에가서 씻고 라면먹고 누워있으니 10시쯤 넘어서 일당 7만원이 입금되었다. 다음날 자고일어나니 몸에 관절이 있는부위 즉 꺾이고 돌아가는 부위는 전부 아팠다. 목 아래로 온몸이 굳은 느낌? 맨날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가 택배알바하니 많이 아팠다. 앞으론 운동 자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목돈마련으로 택배알바 구하는사람들이 많은데 경X택배 이런데는 지게차 다니는곳에서 빠레트라는곳에 분류하는건데 물건이 엄청 무겁다고 한다. 다른곳은 대부분이 20Kg이상이고 박스 하나들기가 무섭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쿠팡 물류알바는 다른 택배업체보단 물건이 진짜 가볍다. 1Kg아령 드는 느낌이고 제일 무거운게 생수6개 묶음 정도? 분위기도 나름 다정하고 괜찮았던것같다. 택배 알바 아직 안해봤다면 그리고 꼭 해야만 한다면 쿠팡알바가 제일 낫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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