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막장드라마 같은 스토리
원조 친박이라 불리던 유승민은 박근혜대통령에게 쓴소리 한 번 했다고 죽일놈 취급당하고 있던 와중에 20대 총선이 다가왔다. 새누리당내에 있던 친박들은 유승민을 공천에서 배제하여 내쫒으려고하나, 대구시민들의 여론이 심상치가 않자 공천을 할지 안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진다. 공천을 관리하는 이한구 위원장은 유승민이 스스로 새누리당을 나가도록 기다리고, 유승민은 국회의원 후보등록 기간인 24일을 불과 한시간 남겨두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대구 동구 을' 출마를 선언한다. 유승민이 스스로 탈당을 하자 기다렸다는듯 새누리당은 유승민을 비난하며 '대구 동구 을' 후보로 이재만을 공천한다.
친박으로 불리다가 최근들어서 박근혜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다시 굴복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줬던 김무성은 유승민 공천사태에 아무소리 안하고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었다. 유승민이 스스로 탈당을 하고, 공천관리위원회는 김무성에게 대구 동구 을에 이재만을 공천하겠다는 추천장을 올리나 김무성은 당대표 직인도장을 가지고 부산으로 내려가버린다. 일이 잘풀린다 생각하고 있던 친박들은 곧바로 공황상태에 빠지고 김무성을 찾으로 부산으로 내려간다. 부산 영도대교에서 느와르물을 찍던 김무성은 자갈치시장에서 친박계인 원유철과 회동을 하고 25일 서울로 다시 올라가 새누리당 최고위에 참석은 하겠다고 선언한다. 김무성은 4시간동안 토론하다가 결국 5곳중 3곳을 공천해주기로 합의해주며 '30시간법칙'을 또다시 이루어낸다.
유승민이 대체 무슨 큰잘못을 했나 -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유승민은 평소 친박으로 분류되었으나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거리낌없이 하자 눈밖으로 나게 된다. 유승민은 국회연설에서 "증세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 "창조경제를 성장의 핵심이라고 자부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의 통찰을 높게 평가한다" 라며 청와대를 비판했는데, 이게 청와대의 '자존심'을 건드린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후 유승민은 친박으로부터 욕먹고 5개월만에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게 된다.
유승민이 저런발언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게 없으나, 대부분은 청와대의 독선적인 당정치 개입,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불통을 손에 꼽는다. 우선 청와대는 친박들을 움직여 당을 움직여왔고 이는 원칙적인 성격의 유승민 눈에는 곱게 보이지 않았던것. 더군다나 소통도 잘 안되니 유승민 입장에서는 미칠노릇이다. 장관들도 대통령얼굴 보기 힘들다고 불평하는 상황인데 원내대표와 소통이 잘 될리가 있을까?
원조친박들이 다 떠나가버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소한 유승민을 만나서 "나는 국정을 이렇게 운영할것이고, 마음에 안들더라도 조금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원내대표와 소통을 자주하며 개선했으면 좋겠다" 이런식으로 유승민을 설득을 시도했어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역대 대통령중 가장 욕을 먹고있는 이유도 소통이 안되기 때문아닌가? 좋게 말하면 원리원칙을 고수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독선적이라는 거다. 잘못은 자기한테 있으면서 비판 한마디했다고 사람을 이렇게 죽일놈 취급해서는 안된다.
심상치 않은 민심
대구의 민심도 심상치 않다. 유승민을 노골적으로 찍어내리려는 친박들의 행태에 유승민에 대한 동정여론이 형성되고 있는것. 대구 동구 시민들은 동구를 위해 일 잘하던 유승민에게 죽일놈 취급하고 이재만을 공천시키려는 새누리당에 분노하며 유승민이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찍어주겠다는 입장이다. 대구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친박들의 횡포에 기겁을 한 보수층들이 분노하고 있고 유승민으로 촉발된 갈등의 씨앗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MBN 여론조사에 의하면 대구 동구 을에 새누리당 이재만과 무소속 유승민이 나왔을 경우 누구를 찍을거냐는 질문에 유승민52.9%, 이재만 23%로 나타났다. 대구가 새누리 지지율이 높은지역이고 속된 말로 깃발만 꼽으면 당선된다는 이야기도 나올정도지만 이번 사안만큼은 새누리를 지지해줄수 없다는 뜻이 담겨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친박의 횡포를 참다 참다가 드디어 폭발해 나왔다는것. 우리가 민주당을 이야기할때 '친노'를 빠지지않고 말한다. '친노세력'들이 당을 마음대로 주무고 독단적으로 움직여 당을 망친다는 소리인데, 이와같은 현상이 새누리당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고 박근혜대통령이 국정을 올바르게 운영하도록 도와주는것만이 여당의 책무가 아니다. 대통령이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으면 직언을 통해 다시 바른길로 나아갈수 있도록 하는것도 여당이 해야할 일들 중 하나다. 하지만 지금 새누리당은 '친박'이라는 사람들이 '진박'마케팅을 통해 편가르기나 하고있고 박근혜 대통령만을 바라보며 정당이 해야할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고 삼권분립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썰전에서 전원책변호사님이 말했던것처럼 제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려고 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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