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내 생각엔 스포 당하던 안당하던 영화 보고나서는 기분이 다 비슷할듯)
인터넷 조금만 돌아다니면 곡성 스포일러로 어그로 끄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늘 낮에 곡성을 보러 갔다. 영화 보기전까지는 경찰(곽도원)이 범인(황정민)을 잡으러 다니며 사건해결의 핵심을 쥐고 있는 사람(천우희)가 쫒고 쫒기는 상황이 그려지는 전형적인 대한민국 형사물인줄 알았더만, 시작부터 나오는 성경 구절 <영은 뼈와 살이 없지만 보다시피 나에게는 있지 않느냐?> 를 보고 '뭐지?' 라는 생각이 들며 당황하기 시작. 이후 살인사건 현장에서 나오는 촛불과 미쳐버린 피의자들을 보며 단순 추리물이 아니라 하나의 공포물, 미스테리물로 인식하기 시작.
곡성을 보다보면 난잡한 교차편집과 유머장면으로 이게 나홍진 작품이 맞나 싶을정도로 B급영화의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케이블채널에서나 볼듯한 서양의 코믹좀비물을 연상케한다. 그러다가 중후반 곽도원의 딸로 나오는 효진이가 서서히 미쳐가면서 영화의 분위기는 무거워 진다. 특히 어린 딸의 입에서 '시발새끼야', '뭘 꼬라보냐고' 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장면을 보며 주위 관객들이 탄식을 지을 정도로 영화분위기는 급반전 되버린다.
우리가 이런 영화를 보면 제일 먼저 뇌속에서 하는일은 바로 선악구분이다. 누가 나쁜놈이고 누가 착한놈인지 구분해서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곡성을 보면 누가 진짜 나쁜놈인지, 착한놈인지 헷갈리도록 만들어놨다. 특히 나홍진 감독은 교차편집을 난발하며 관객들을 혼란에 빠트려 버린다. 황정민이 나와 굿을 하는 장면에서 마치 황정민이 일본인에게 살을 날리는듯하게 표현해 관객들을 전부 속여버린다. 여기서 관객들에게 '의심' 이라는 씨앗을 심어버리게 된다. 이 씨앗은 결국 후반부에서 천우희와 황정민 누가 맞는말을 하고 있는것인지 관객들 조차 곽도원에게 감정이입해 둘 다 의심을 해버린다. 결국 이 의심의 씨앗은 곽도원가족을 파멸로 이끌고, 황정민이 사진상자를 떨어트리는 장면을 통해 관객들에게 통수를 날린다.
영화 보고나서는 뭔가 찝찝한 느낌이 든다. 다른 관객들도 나와 비슷한 기분을 받았는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데도 자리에서 남아 서로 친구와 영화결말을 두고 이야기 하기에 바쁘더라. 영화보고나서 딱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보이는 곡성의 포스터문구. <현혹되지 마라> , <미끼를 물었다> 결국 나홍진은 우리에게 미끼를 던졌고 우리는 그 미끼에 현혹되서 물어버린것이다.
사실 글은 이렇게 작성했지만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빡대가리라서 그런건지는...모르겠지만...영화를 다시 봐도 이해 못할것같은 이 느낌은 뭘까... 암튼 이 영화를 완전히 이해하지도 못하겠고, 연출이 너무 잔인하고 공포스러워서 가족,연인이 함께 보기에는 부적절한것같다. (이게 왜 19금이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
+초반 카...섹....부분은 흠칫 크흠...
++ 경찰서 정전씬에서 관객들 전부 놀라서 "어우야," "아이씨" 같은 소리를 내더니, 곧 이어서 코믹한 장면이 나오자 웃어버리더라.
+++ 일본인 집 처음으로 찾아갔을때 상자여니 가면 나타나는 장면에서 깜짝 놀람. 관객들도 탄식을 내더라.
++++천우희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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