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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4
책 제목 : 실수하는 인간
저자 : 정소현
출판사 : 문학과 지성사
나의 실수, 그리고 우리들의 실수
우리는 살면서 많은 실수를 한다. 작은 실수부터 인생을 결정짓는 실수까지... 소설은 말 그대로 실수하는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그저 작은 실수들을 저지른 게 아니다. 태어난 것부터가 실수인, 인생 자체가 실수가 되어버린 인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가족들의 실수에 대한 피해자들이다. 대부분 잘못된 모성애로 인한 히스테리적인 성격장애들을 가지고 있거나, 마음의 상처를 품으며 살아간다. <양장 제본서 전기>에선 거짓말로 시작된 가정에서 태어난 딸 영지가 등장한다. 엄마의 거짓말로 인해 아버지가 떠나고 엄마는 술에 찌들어 폭언을 일삼는다. 영지는 기억을 제본하고 나서야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 <실수하는 인간>에 나오는 석원은 아버지의 폭력과 "넌 실수만 한다"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다. 아버지를 죽인 석원은 실수로 죽인 거라며 되뇌지만 믿었던 여동생의 배신으로 실수가 아니었다며 연쇄살인마로 변모한다.
이외에도 소설 속 부모들은 (특히 어머니들이) 실수를 한다. <돌아오다>에선 완벽주의자 할머니가, <지나간 미래>에선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남편을 자살하게 만들고 아들로 하여금 아버지를 비난하게 한 엄마, <이곳에서 얼마나 먼>에서는 아동성애자 남편에게서 딸을 지키기 위해 의붓딸을 들인 엄마, <너를 닮은 사람>에선 딸의 출생의 비밀을 숨기기 위해 친했던 동생의 연인을 헤어지게 한 엄마가 등장한다. 정소현은 잘못된 모성애로 점철된 어머니들을 비난하고 또 비난한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들을 상상하고 끄집어 냈는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이 땅의 엄마들이 자식들에게 강요하는 잘못된 행동과 관념들을 매우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위험하게 까내린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소재가 참 신선하다는걸 느꼈다. 책에 나오는 단편소설들의 소재들은 전혀 일반적이지 않다. 사람의 기억을 제본한다는 것, 폐쇄되는 도시를 떠돈다는 것,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시점에서 쓴 <지나간 미래>까지 소재 하나하나가 낯선 것들 뿐이다. <지나간 미래>는 읽으면서도 소름이 끼치고 감탄이 나왔다. 처음 읽었을 때는 단순히 여자가 전쟁통에 남편을 잃고 떠돌다가 납치를 당한 내용인 줄 알았더니만 마지막에 가서야 반전에 놀라고, 다시 한번 읽었을 때 왜 주인공인 여자가 그런 말을 했었는지, 왜 그런 행동을 했었는지 하나하나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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