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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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위대한 서문
저자 : 장정일
출판사 : 열림원
'서문은 책의 작은 우주다. 부실한 서문치고 뛰어난 명저는 없다' 라는 저자(엮은이)의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서문만 모아놓은 이 책을 읽어보니 서문이란것은 서문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서문의 집합에 불과한 이 책은 각 서문들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고, 의미를 알수없는 말을 늘어놓은 것에 불과하다. 처음 이 책을 인터넷서점에서 봤을 때 이 책은 서문과 함께 그 작품에 대한 해설을 담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명저라고 알려진 책들의 서문을 모아놓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문제점들은 아래와 같다.
- 서문들의 집합에 불과하기 때문의 원서의 작가의도와 서문이 주는 그 느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 이 책의 서문들은 해석되어 출판된 지 오래된, 상당히 옛날책에서 인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시대와 맞지 않는 한자어와 어법들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그래서 문장 하나하나의 이해가 어려운 편이며 의도파악도 쉽지 않다.
- 원서의 내용이 무엇이며, 작가는 어떤 사람이고 생을 살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못다. 서문 하나하나 시작할때마다 저자가 작가의 삶과 작품에 대한 설명을 매우 간략하게 소개하고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은 정보가 부족하여 작품을 이해하기 어려운 불상사가 생긴다.
다만, 평소 내가 알고있었고 관심을 두고 있었던 책들(예를들면 장 자크 루소, 에밀 졸라, 엥겔스 등의 책)의 서문은 흥미롭게 읽었다.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고, 근본적으로 책들을 왜 썼는지에 대해서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았다.
서문의 형식들도 다양했다. 레나투스의 '군사학논고'는 로마황제 발렌티아누스2세에게 바치는 편지형식으로 되어있었으며, 브란트의 '바보배'는 상당히 풍자적으로 당시 세태를 비하고 있다. 조너선스위프트의 '걸리버여행기' 에서는 '책의 첫 페이지에서부터 독자는 만족을 얻을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반면 뱅자맹 콩스탕의 '아돌프'는 해적판, 즉 불법복제 수정판들이 너무 나돌아다니고 있어서 작가가 개정판을 낸다고 서문에 못박아놓기도 한다. 엥겔스의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에서는 책의 논리의 기반이 되었던 인류학자 '루이스 모건'을 기리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위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서문들을 보면서 서문의 고정관념을 깬 듯하여 흥미로웠다.
책도 읽히는 주인을 잘 만나야한다고, 나같이 독서의 끈이 짧은 사람을 만나 안타깝다고 해야하나 ^^; 내가 이 책에 나오는 작품들을 알고있었더라면, 좀 더 재밌게 읽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고 꼭 이 책을 먼저 읽지 말란법은 없으니까. 여기 나온 책들을 하나하나씩 찾아서 읽어보도록 하는 노력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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